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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엑스포_경제 오피니언] 신흥국 위기 여파 ‘한국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신흥국 위기로 한국까지 외환 유동성 위기 처할 가능성 희박
  • 염정민 산업부 차장
  • 승인 2018.05.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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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엑스포 그래픽 팀 / 팀장 이진영

[뉴스엑스포_경제 오피니언]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아르헨티나가 IMF에 300억 달러의 탄력대출을 요청하고 터키와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10% 넘게 폭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영향으로 한국이 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한국은 1997년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는데 이는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에서 발생한 외환위기 여파가 한국을 덮쳤기 때문이었다. 당시 동남아 등지의 신흥국에서 외환 위기가 발생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경쟁적으로 투자금과 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원화 가치는 빠르게 폭락했다. 한국 정부는 외환 보유고를 총동원하여 원화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고, 결국 외환 유동성이 문제되어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의 위기 여파가 한국을 덮칠 것이고, 결국 한국은 외환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 동남아에서 촉발된 외환 위기와 현재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신흥국 위기 상황 자체는 별로 다를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IMF 구제 금융을 신청했던 1997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신흥국 위기로 한국까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외환 유동성 위기는 필연적으로 ‘충분한 외화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문제와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외환 유동성 위기는 쉽게 말하면 외국인이 대출금과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때 그 외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 보유액은 204억 달러, 1997년 12월 18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가용 외환 보유액은 39억 4000만 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5월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4월 말 한국이 가지고 있는 외환 보유액은 3984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였다. 1997년 12월 18일과 비교한다면 거의 100배 정도에 육박하는 외환 보유액을 실탄으로 마련해 놓고 있는 셈이다.

또한 1997년 상황과 비교할 때 2018년의 한국은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것 외에도 통화 스와프(currency swap)라는 추가 안전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560억 달러, 호주와 77억 달러, 스위스와 100억 달러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고, 특히 캐나다와는 무제한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어 위기 상황이 닥치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 보유액 외에도 추가적인 외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를 때 1997년의 한국은 무역수지 부분에서 84억 5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여 상품 교역에 있어서도 외화가 유출될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의 한국은 2017년 기준으로 무역 수지 부분에서 952억 2천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여 만약 외환 위기가 발생하여 자본 수지에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해도 이를 무역 수지에서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는 적자, 자료 출처: 한국은행, 한국무역협회

국가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치는 한국의 신용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도를 Aa2로, S&P는 AA로, 피치는 AA-로 평가하고 있는데, 한국의 신용등급은 3사 모두에서 중국, 일본의 신용등급보다 좋은 등급을 받고 있고 영국, 프랑스, 벨기에와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를 빌리지 않고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부도 위험과 같은 지표를 파생상품으로 만든 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을 분석해도,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2017년 5월 10일부터 2018년 5월 8일의 최근 1년간 자료에 따르면 ‘5년 만기 한국 국채’에 붙은 CDS 프리미엄은 2017년 9월 27일에 76bp를 기록하여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하여 2018년 1월 11일에는 42bp를 기록하고, 2018년 5월 8일 기준으로 43bp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 프리미엄의 bp는 일종의 가산 금리로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향을 분석해보면 CDS 프리미엄이 2017년 9월에 최고점을 찍은 것은 북핵 위기로 인해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1월에 최저점을 찍은 후 기간 내 최저점 수준인 43bp를 유지하는 것을 통해 자본 시장에서는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즉 현재 시점의 자본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본 유출이 일어나 한국이 외환 유동성 위기를 맞는다고 전망하는 것보다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로 한국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것이 우세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외환위기를 포함한 신흥국 위기가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고 대응책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신흥국 위기로 한국이 1997년 IMF 시절처럼 외환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에는 동의하기 힘들고 위기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제에 좋지 않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염정민 산업부 차장  news@newsex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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