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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엑스포_산업전망] 논란의 중심 ‘GMO 완전 표시제’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자급률 낮고 가격비탄력적인 곡물 특성상 GMO 완전표시제 관련 추가 검토 필요
GMO 완전 표시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식품 기업들과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는 단체들의 전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회 전체가 물가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감내하고서라도 GMO 완전 표시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접근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때로 보인다. <그래픽 뉴스엑스포 그래픽 팀 / 팀장 이진영>

[뉴스엑스포_산업전망] 더불어 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2016년 곡물 자급률’에 나타난 품목별 자급률을 보면 102.5%를 기록한 쌀과 94.8%를 기록한 서류(감자, 고구마)를 제외하면 옥수수(0.8%), 밀(0.7%), 콩(7.0%)의 자급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쌀과 같은 특정 작물을 제외하고 막대한 양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데,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기준으로 콩(대두) 129만 톤, 밀 422만 톤, 옥수수 1035만 톤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3년간의 수입 자료를 분석해보면 수입 중량에 약간의 변동이 존재하나 대체적으로 콩(대두)은 130만 톤, 밀은 420만 톤, 옥수수는 970만 톤 수준을 꾸준히 수입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이 낮은 이유는 한국은 개별 농민들이 소규모로 경작하는 방식을 대부분 취하는데 대규모 평야에서 기업 형으로 생산되는 외국의 곡물과의 경쟁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2013년 미국 농무부는 세계 국가들의 콩, 밀, 옥수수 자급률 추정치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은 1.6%를 기록할 정도로 자급률이 낮았다. 같은 조사에서 대만은 0.6%, 일본은 4.3%를 기록하여 한국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자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출처: 관세청

이에 대해 한국, 일본, 대만은 소규모 농민 중심의 농업 구조도 비슷하고, 농업국에서 공업국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해서 농업의 경쟁력은 다소 포기하더라도 공업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한강의 기적’, ‘메이지 유신’과 같은 역사가 있어 3국이 해외에서 곡물을 대량으로 수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한국이 이런 상황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국산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여 현재의 곡물 수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공업 중심의 발전 전략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공업 중심인 현재 산업 구조 하에서는 곡물의 대량 수입은 피하기 어렵고, 단기간 내에 이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즉 향후에도 곡물의 대량 수입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 가격 비탄력적인 곡물

경제적 지표 중의 하나로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이라는 지표가 있다. 이 지표는 제품의 가격이 변할 때 제품에 대한 수요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의미한다.

가격 탄력성의 사전적 정의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면 아이스크림이 1000원일 때 500개가 팔렸다면 1500원일 때 500개보다 적은 양이 팔릴 것이고 500원일 때는 500개보다 많은 양이 팔릴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즉 가격 탄력성은 ‘가격이 떨어지면 많이 팔리고 가격이 상승하면 적게 팔리는’ 가격과 수요의 관계를 수치화 시키는 지표로 이야기하면 얼추 제대로 이해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 지표를 따를 때 곡물은 ‘가격 비탄력적’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가격이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수요량에 큰 변화가 없으며, 공급량이 조그만 줄어들어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 비탄력적이라는 특성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는데, ‘사람이 밥을 먹는 양은 쌀의 값이 얼마이건 별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빵과 같은 대체제가 없고 밥 1공기의 쌀 가격이 1000원일 때 하루 세 끼 밥 1공기를 먹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쌀 가격이 1공기에 500원으로 하락했다고 해서 한 끼에 밥 수요량을 2배로 늘려 밥 2공기를 먹는 것도 어렵고 2000원으로 상승했다고 해서 쌀 수요량을 절반으로 줄여 한 끼에 밥 반 공기를 먹는 것도 어렵다. 이런 현상은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지 않으며,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굶을 수도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즉 가격이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가격의 변동에 대해 수요량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가격 비탄력적이라는 특성은 생산량(공급량)과 가격의 관계로 확장시켜보면 수요량은 거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가격이 폭등하고, 생산량이 조금만 늘어도 폭락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쌀 가격이 1공기에 2000원으로 두 배 증가한다고 해도 한 끼에 반 공기를 먹을 수는 없으니 수요자들이 가격이 올라도 수요를 거의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난다. 가격이 올라도 수요자들은 수요를 줄이지 못하니 생산자(공급자)가 우위인 판매구조가 형성되어 가격이 폭등하게 되는 것이다.

생산량의 변동이 조금만 있어도 농수산물의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경우를 실제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는 농수산물이 대표적인 가격 비탄력적인 제품이기 때문이다.

농수산물 가격 폭등은 그리 희귀한 사건이 아니다. 1990년 3월, 90kg짜리 규격 돼지 가격은 마리당 12만 7천원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1989년 동기와 비교하면 81.4% 폭등한 가격이었다. 2010년 5월에는 풋고추가 100g당 800원에 거래되어 2009년 대비 거의 2배 가까운 가격을 형성했으며 열무도 1kg당 800원에서 1300원으로 폭등하였다. 최근에는 감자가 2017년 대비 70% 가량 올랐는데, 거의 매년 농수산물 중 몇몇은 폭등세를 경험할 수 있을 정도로 농수산물 가격 폭등은 흔한 일이다.

즉 가격 탄력적이라 가격 변동이 별로 없는 공산품과 비교하여 가격 비탄력적인 곡물은 적게는 수 십%에서 많게는 수 백%까지 가격이 변동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GMO 완전 표시제, 추가 연구와 사회적 합의 필요

최근 청와대는 GMO 완전 표시제에 대해서 ‘물가 상승, 통상 마찰 등의 이유가 있어 보충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어 놓았다. 이에 대해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연일 즉각 시행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 ‘소비자의 선택권’을 주장하고 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GMO 완전 표시제를 즉각 도입할 것을 주장하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한국은 2016년 기준으로 밀, 콩과 같은 특정 작물의 경우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곡물 자급률을 가지고 있고 곡물의 가격 비탄력성을 고려한다면 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곡물의 가격 비탄력성을 고려할 때 Non GMO 작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Non GMO 작물 가격이 폭등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식품 업계에서는 20%의 물가 상승률을 주장하고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물가 상승폭이 얼마 안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어 놓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 연구가 진행된 바가 없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물가 상승 폭이 어떨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로는 그 폭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물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정도로 전망된다.

소비자는 ‘알 권리’도 가지고 있지만 ‘알 권리로 인해 감내해야 할 부분’도 가지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GMO 관련 정보를 얻는 대신 그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건 소비자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즉 체계적인 추가 연구를 통해 물가 상승을 포함, GMO 완전 표시제로 인해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하며, 그 결과 발생이 예상되는 부작용을 감내하고서라도 GMO 완전 표시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이른다면 그때는 GMO 완전 표시를 해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GMO 완전 표시제가 찬반 양측의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식품 기업들과 GMO 완전 표시제를 주장하는 단체들의 전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회 전체가 물가 상승과 같은 부작용을 감내하고서라도 GMO 완전 표시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인 기자  news@newsex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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