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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엑스포_산업분석] AI(인공지능) 연구개발 가이드라인…법적 문턱 먼저 낮춰야-바람직한 AI 기술 발전 지원 위해 제도적 정비 필요
   
▲ 그래픽_뉴스엑스포 그래픽 팀 / 팀장 이진영

[뉴스엑스포_산업분석] 최근 IT 매체 더 버지는 IBM의 토론용 AI(인공지능)인 ‘프로젝트 디베이터(Project Debater)’와 인간의 공개 토론에 대해서 보도했다.

토론에는 인간 대표로 ‘노아 오바디아’와 ‘댄 자프리어’가 참여하였는데, 그들 중 노아 오바디아는 2016년 이스라엘 토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토론 진행 방식은 4분의 연설, 4분간의 반론, 2분간의 마무리 멘트 순으로 진행되었다.

◆ 인간과 토론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 AI

1차 토론에서 인간 대표 노아는 우주개발에 막대한 정부 예산을 사용하는 것 보다 더 가치가 있는 일에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I는 노아가 펼친 주장을 요약한 뒤 “우주 탐사로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 기술, 수학 분야의 교육과 경력을 증진시키는 것은 도로를 포장하고, 더 좋은 건강보험 제도를 수립하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반론을 펼쳤다.

이어진 2차 토론에서는 원격 진료에 관한 주제로 토론을 이어갔는데, AI는 주장 도중에 “나는 피가 없기 때문에 피가 끓을 리는 없겠지만”라는 농담을 섞기도 하여 토론을 경청하고 있던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AI는 토론 내내 구체적인 자료들을 인용하기도 하여 AI의 토론 수준이 결코 낮지 않음을 입증했다.

이번 토론에서 청중들은 토론의 승자로 AI가 아닌 인간 대표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AI가 인간의 토론 능력보다 우월하다는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주장을 비교적 정확하게 요약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반론을 하며 심지어 농담까지 했다는 점에서 과거에 비해 AI의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데, 이른바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기술적 발전이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자연어 처리란 ‘인간의 언어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환하고, 동시에 기계의 언어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한다면 인간이 키보드로 기계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언어로 기계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즉 이번 토론에서 AI가 인간의 주장을 요약하고 그에 대해 적절한 반론을 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AI 관련 기술이 단순히 간단한 명령어를 주고받는 수준을 뛰어 넘어 인간과 비교적 깊이가 있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 AI 관련 기술 가이드라인 수립도 필요

AI 관련 기술의 진보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지만,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시급히 수립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CNN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6월 7일 MIT가 개발한 사이코 패스 AI, ‘노먼’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노먼은 일반적인 AI와 다르게 사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학습 받은 AI로, 연구진은 노먼과 일반적인 AI에게 데칼코마니 형식의 좌우대칭 잉크 얼룩 10개를 보여주고 성격과 심리 상태 등을 판단하는 ‘로르샤흐 테스트’를 실시했다.

테스트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적인 AI는 작은 새라고 말한 그림을 노먼은 남자가 반죽기계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으며, 일반적인 AI는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 있다고 답한 그림을 노먼은 남자가 감전사하고 있다고 답하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이런 MIT의 실험 결과는 AI의 교육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인간을 돕고 보호하는 AI가 아니라, 인간을 파괴하는 AI의 제작도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면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의도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교육시킨 AI가 아니라 일반적인 교육을 받은 AI마저도 인간을 파괴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사실에 비추어, AI 개발에 긍정적인 면만 존재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즉 인간이 AI 관련 기술을 아무런 제한 없이 개발한다면, 인간을 멸망시키려고 했던 영화 터미네이터의 인공지능인 ‘스카이랩’과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여 인간을 살상했던 인공지능 중의 하나인 ‘스미스 요원’의 등장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확률이 결코 낮지 않다고 보는 것이 현실에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AI 연구개발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6년 국제 전기 전자협회(IEEE)는 AI 시스템 윤리 지침서 초안을 발표했는데, 그 안에는 AI 개발이 궁극적으로 인류 발전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AI의 의사 결정이 어떤 과정에 의해 도출되는지 설명해야 할 의무 등이 포함됐다.

◆ AI 관련 법률적 문제도 논의 중

앞서 말한 AI 개발 관련 가이드라인 외에도, AI와 관련한 법률적 문제도 논란이 진행 중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AI 관련 법률문제 중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자율 주행 차량의 사고 책임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는 자율 주행 차량이 운전자의 지시를 배제하고 완전 자율 주행을 실시할 때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을 운전자에게 물을 것인지, 아니면 제조회사에 물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본, 독일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편 그림, 소설과 같은 예술품도 창작하는 AI와 관련해서 해당 예술품의 저작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는데, EU가 관련 논의에서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1월 EU는 브뤼셀에서 ‘로봇 시민법 결의안’에 전자인간이라는 개념을 규정하여 AI 저작권 관련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시키고 있다. 하지만 작동정지 기능인 킬 스위치를 의무화하는 조항의 존재 등을 고려하면 EU도 AI의 인격을 전면적으로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제도 정비에 앞서 충분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 가이드라인, 법률적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는데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임종인 기자  news@newsex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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