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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엑스포_산업오피니언] 마린온 사고에도 국산 무기 개발은 진행돼야 한다-마린온 추락사고 원인규명은 철저하게, 무기 개발 또한 멈추지 말아야
  • 염정민 산업부 차장
  • 승인 2018.08.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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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엑스포 그래픽 팀 / 팀장_이진영

[뉴스엑스포_산업오피니언] 지난 7월 17일 마린온 사고 직후 해병대와 해군,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5개 기관으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가 발족되었지만, 이후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사고조사위는 민간 분야 전문가를 추가로 투입하여 전문가 37명이 참가하는 합동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 위원장은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인 권재상 예비역 대령이 위촉되었고 금속공학, 항공안전관리 전문가 외에 2016년 발생한 슈퍼 푸마 추락사고 원인 조사에 참가했던 전문가도 영입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2016년에 일어난 슈퍼 푸마 추락사고가 조명 받고 있는 이유는 슈퍼 푸마 헬기가 마린온의 원형이 된 헬기라는 점, 이번 마린온 추락 사고처럼 메인 로터가 분리되어 추락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8월 8일 현재 시점에서 슈퍼 푸마 추락사고와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이 동일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는 슈퍼 푸마 추락사고는 메인 로터와 연결된 기어 박스에 문제가 생겨 메인 로터가 분리된 것으로 알려지는데, 마린온의 기어 박스는 현재까지 공개된 적이 없으며 이번 사고에서는 마린온 메인 로터의 블레이드(헬기의 회전 날개) 하나가 먼저 분리되는 등 슈퍼 푸마 추락사고와 다른 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앞에 언급한 다른 점을 가지고 현재 시점에서 기어 박스 결함으로 기체 진동이 발생했기 때문에 로터 블레이드가 분리되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히려 로터 블레이드에 문제가 생겨서 진동이 확대되었고 그에 따라 메인 로터가 분리되었을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떤 것이 원인인지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사고조사위의 정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사고 원인을 추측하는 것은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마린온 추락사고 원인은 최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규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병대 용 마린온은 운용 수가 적지만 그 원형이 되는 수리온까지 합한다면 현재 운용대수는 100대에 육박하고, 최종 예상 운용대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200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사고 원인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고 흐지부지 결론이 난다면, 향후 200대 이상의 수리온에 탑승할 수많은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고 원인은 어떠한 다른 고려도 없이 오직 철저한 과학적, 공학적 조사에 기반하여 결론을 내려야 하며, 그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조사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추측도 자제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볼 수 있다.

마리온 추락사고로 장병들이 생명을 잃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분명하며, 국산 무기 개발을 계속해서 추진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은 분명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수리온 개발 사업을 포함한 국산 무기 개발 사업이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마린온 추락사고로 국산 무기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니 국산 무기 개발보다는 성능이 검증된 수입산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무기 개발 경험, 기술로는 세계 최고로 자타가 인정하는 미국산 항공 무기도 개발 과정 혹은 실전 배치가 되고도 추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 로터(Tilt Rotor)인 MV22 오스프리를 정식 채용한 바 있는데 이 기체는 과부 제조기(Widow Maker)라는 명예롭지 못한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별명은 1991년 6월 발생한 사고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14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하여 70여명의 생명을 앗아갔기 때문에 오스프리에게 붙여진 것으로 알려진다.

2015년 이후에도 2016년 주일 미군 소속의 오스프리가 오키나와 근처에 불시착했고, 2017년에는 호주 해역에서 추락하여 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올해 2월에는 오스프리의 엔진 흡입구 부품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오키나와 해안가에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해 기지 인근의 주민들이 불만을 표하기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런 여러 가지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스프리의 실전 운용을 금지하고 있지 않고 문제 개선을 위해서 노력 중으로 알려진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마린온 추락사고를 이유로 외국산 항공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추락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여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국은 원래부터 자동차 강국, 조선 강국, 반도체 강국이 아니었다. 과거 현대 자동차에서 포니 자동차가 생산되었을 때 세계는 극동 변방 국가에서 생산된 허술한 자동차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 현대 조선소를 건설할 때 한국이 과연 선박을 건조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부호가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으며, 삼성 전자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미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려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현대 자동차는 세계적인 유럽, 북미 자동차 회사와 어깨를 견주게 되었고, 현대 조선은 조선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조선 회사로 성장했으며, 삼성 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강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LG, 한화, SK 등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도 불과 30 ~ 40년 전엔 세계에서 존재감이 없는 변방 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기업들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바이오 시밀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신의 기술력을 세계에 뽐내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은 “맨 몸, 맨 손으로 이 만큼의 업적을 이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제 수탈과 한국 전쟁으로 폐허로 변해 버렸던 한국이 국산품의 품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 만에 주목하여 국산 제품 개발을 게을리 하고 외국산 제품을 계속해서 수입해서 사용하기만 했다면 과연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시 전력으로 사용될 무기는 비교적 성능이 검증된 무기를 수입한다고 하더라도 보조 전력 또는 폭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라면 다소 무리하는 경향이 있더라도 국산화를 시도하는 것이 장래를 위해 좋다는 사실은, 폐허 속에서 오늘날과 같은 성과를 올린 한국의 걸어왔던 역사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무기의 국산화가 성공한다면 외국산 무기의 수입으로 인해 국부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한국 기술진에게 기술 경험을 축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무기 국산화는 성공 여부를 떠나 한국이 손해 보는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이번 사고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된다. 어떤 다른 고려도 없이 과학, 공학적으로 철저한 원인 규명이 행해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 이익을 취했음이 인정된다면 조금의 관용도 없이 엄벌에 처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개인적 이익을 취한 바 없이 단순한 개발 실패라면 엄한 책임을 물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순직 장병들이 한국을 위해 행해준 일들에 대한 명예와 공로를 인정하고 유가족들이 감내해야할 고통도 한국 정부와 사회가 같이 분담해야 하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당연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고 발생을 이유로 수리온을 포함한 국산 무기 개발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국가 이익의 측면에서도, 순직 장병들의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염정민 산업부 차장  news@newsex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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